1949년 북경대학교에서 조선어학과를 설립하고 학생 모집을 시작 한 지 거의 70년에 이르고 중한 수교 이후 한국(조선)어과 를 설립한 것으로부터 계산해도 중국 내 대학교의 한국어과 개설 시간은 이미 25년이란 반반 세기가 흘렀다。‘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한국 속담처럼 강산이 두 번 넘어 바뀌는 제법 오랜 세월이 흐른 것이다。그 과정에는 양국 관계가 전례 없는 발전을 거듭해 초기(1992-1996년)의 우호 협력 관계로부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2003년~)로 발전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그러나 2016년 7월 한국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배치를 공표한 이후 양국 관계는 급랭해져 한겨울 시베리아 한류 급습을 실감케 했다。얼마 전에 있었던 APEC회의와 문재일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지도자들이 만남의 자리를 가지면서 중한관계가 좀 풀리기는 했지만 아직 예전의 관계로는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이렇듯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이웃나라인 중한 양국은 때론 우호적인 친근한 이웃사촌으로,때론 서로 위협적이고 반목하는 대립 관계를 연출해 왔는데 앞으로도 이런 관계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국익과 민족 이익이 우선시되는 한 이런 관계의 반복은 불가피하다。한 가족,형제 사이에도 감정과 관계가 좋고 나쁠 때가 있거늘 하물며 국가와 국가,민족과 민족 사이의 감정 변화와 이익 충돌은 더 부언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문제는 이런 위기에 직면했을 때 그 문제와 매듭을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그러려면 양국의 사회·정치·문화를 잘 알고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태도로 대하고 이해할 상대가 필요하다。이러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국 대학교 한국어 교육의 중요한 임무이며 책임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정세의 변화와 중국 정치·사회 및 대외 관계의 변화 등 원인으로 중국 정부는 중국의 외국어 교육과 외국 문제 연구에 대해 새로운 요구와 과제를 제기했었다。중국 교육부에서는 2017년에 새로운“高等學校外語類專業本科教學質量國家標準”과“朝鮮語專業本科教學質量國家標準(草案)”을 내놓고 심의 토의를 거쳐 2018년에 들어서면서 공포를 시작하고 있다。새로운 국가표준을 검토해 보면외국어 전공 학과들은 대상국의 언어,문학은 물론 그 나라의 정치,사회,종교,전통문화 등 지역학을 잘 알고 이해하는 인재 양성을 촉구하고 있다。환언하면 새로운 시기에 들어서서 중국의 대외 정책 제정과 대외 문제 발생 시 제안과 대책을 제공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 양성을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조선어학과 는 전공교과목으로 종합조선어,조선어독해,조선반도문학사,조선반도문학 작품강독,조선반도사회와 문화 등과 함께 조한(한조)번역을 핵심 교과목으로 명시하고 있다。
한중 관계의 발전 변화와 중국 정부의 새로운 외국어 인재 양성에 있어서의 국가 표준을 고려하면 한국어과 교육 과정에 있어서의 통번역 교과목의 중요성은 자명하다。중국 한국어 교육계에서는 해마다 한국어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국적 범위의 통역 경기 대회를 개최해 학생들이 그간 갈고 닦은 번역 기량을 겨루게 하여 학습자들의 번역 공부와 능력 향상을 독려하고 있다。이러한 사회적 수요 변화와 흐름을 반영하듯이 중국에선 몇 년 전부터 많은 대학들에서 한중-중한 통번역 석사(MTI)들을 양성하고 있다。학생들도 학술형의 석사 과정보다 실용형의 번역 석사 쪽으로 관심을 더 갖고 많이 몰리면서 한중-중한 통번역 교육에 대한 새로운 과제들을 제기하고 있다。이러한 새로운 과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려면 먼저 학부 과정의 한중-중한 통번역 교육 현황을 살펴 성과들을 확인하고 문제점을 찾아내 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된다。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먼저 중국 내 대학교 한국어과에서 개설한 중한-한중 통번역 관련 교과목들을 살펴보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교재들을 정리하여 현황 진단과 함께 과제와 대책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