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문학 교류의 건강하고 균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중국에서의 한국 문학서 보급의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위의 표2와 표3 온라인 도서 현황과 중국 독자 요구 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 도서의 중국어 번역서는 장르 면에서 다양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번역자는 번역을 통한 문화교류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며 전문적인 내용의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할 수 있도록 상대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중국 독자에게 한국 문학서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우선 국제적인 상을 받은 작품과 드라마 소설,웹툰 소설은 현재로서 가장 쉽게 접근이 가능한 분야로 여겨지며 이 분야 작품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발굴이 계속되어야 한다。
또한 친근하고 다양한 소재의 한국 문학서를 발굴하고 중국어 번역물로 제공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예를 들어 한류 콘텐츠를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는 작품들에 대한 소개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귀농 생활,농촌 체험과 어촌 체험기를 담은 신개념 농촌 이야기,한국의 정치 사회적 특징으로 나타난 이주민과 그들의 정착 생활 등 친숙하지만 참신하고 낯설지만 알고 싶은 소재의 글들을 소개하려는 노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문 학술 서적의 번역과 함께 대중이 읽고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룬 한국 문학 작품을 번역하여 독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한국 문화에 대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한편으로 이러한 노력이 원전 제공자의 노력으로만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문학 번역서의 소비자인 중국 학계에서도 상대방 문화를 담고 있는 문학 작품을 거부감 없이 현지 언어로 옮겨오려는 자발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상호 작품을 번역하고 소개하는데 있어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노력은 향후 한중 문학 교류를 공고하게 하는 버팀목과 같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양국 문학의 번역 인프라 확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위의 온라인 서점 현황 조사에서 파악된 것처럼 현재 중국에서 한국의 학술서나 문학서 번역의 활성화는 좀 더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역으로 생각해보면 중국 독자들에게 소개될 문학 도서가 아직도 많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으며 이는 한국 문학도서의 확장과 보급이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하지만 중국에서 한국 문학서는 물론 인문 사회 전반에 걸친 한국 도서의 번역 출판 부진을 정부 차원의 지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이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본고는 그 방안의 하나가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번역 능력을 갖춘 한국어 전공자를 양성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번역 인재 양성 시스템 구축과 한국 문학 번역 연구 환경의 조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현재 한국 번역원에 등록된 번역가는 영어권 738명,일본어권 374명,중국어권 498명으로 한중 번역의 경우 비교적 상위에 있으며 온라인 한국 도서 중국어 번역 현황 조사에서 초기 분석한 것처럼 현재 한국 도서 번역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번역가는 한국어에 대한 언어적 지식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번역에 대한 전문성이 매우 높은 전문 번역가가 많다。앞으로 이들의 뒤를 이를 젊은 번역가의 양성이 한중 문화 교류와 번역 교류에 핵심적 요소가 될 것이다。번역 능력은 시간과 노력에 비례한다고 할 수 있다。
번역 능력은 출발어와 도착어에 대한 언어 능력과 문화 이해력,그리고 번역자의 근력까지 요구되는 종합적 능력으로 오랜 기간 학습과 훈련을 통하지 않고는 좋은 결과물을 도출하기 어렵다。향후 문학 도서 번역을 통한 한중 교류의 저변 확대와 균형적 발전을 위해 청년 번역가들의 역할을 기대하려면 번역 인재 양성에 관심을 두고 이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대학 한국어과에서 한국 문학 동아리 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것이다。현재 산동대 한국어과에서는 2학년 학생들을 중심으로 독서동아리를 지원해 오고 있다。모임은 일주일에 1회 약 2시간 정도이며 15명 내외의 학생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2017년 두 학기에 걸쳐 함께 읽은 작품은“국어교과서작품읽기-중1소설”이었으며 작품에 대한 배경 설명과 의미,한국적 문화 요소 등에 대한 설명을 하고 참가 학생들의 감상을 듣고 서로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또한 토론한 작품에 대한 감상문을 제출하면 한국인 지도 교수가 첨삭 지도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참고로 2018년 봄 학기 감상 작품은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이다。 이러한 노력은 한국어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한국의 중국어 교육 현장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번역이 언어뿐만 아니라 사상과 문화,인간의 삶의 모든 것을 옮기는 작업이니만큼 학제 간 공동의 관심 주제로 협업할 필요가 있다。한국 문학의 번역과 보급은 이러한 기본적인 틀에서 활성화 방안을 확대시켜 가야 할 것이다。
중국에서 한국 문학을 접하는 방법은 서적에 의한 것이 일차적이겠으나 실제로는 정식으로 번역 출판된 도서 이외에도 온라인을 통한 비공식적 접근도 가능하며 서적 못지않게 활발한 실정이다。 한 예로 중국의 한 문학 작품 전문 사이트 에 소개된 한국 소설을 보면 한류 문학 붐을 일으켰던 초기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올라와 있는 것이 발견된다。예를 들어 귀여니(可爱淘),지수현(池秀贤),김현정(金贤正),김하인(金河仁),최주란(崔姝阑),최승지(崔胜智),다인2(多忍2),김경휘(金庆辉),김지혜(金智慧),강한나(姜恨罗),김예풍(金艺风),마실가는광뇨니(流浪的青春),김명숙(金明淑),강가영(姜佳英),소희(苏熙),이정남(酷儿),최우려(酷贝儿),은세영(银世英),이임은(李林银),김은경(夏雨爱特),오현정(吴贤正),정은경(郑恩京),이수아(李帅雅),은반지(银戒指),서연(瑞恋),주효선(周孝善),서형주(徐亨周),임은희(林银喜),정주희(郑周喜),은봉(银锋),박경은(朴京恩),김은경(金恩更),전민희(全民熙),강미주(姜美珠),위현우(韦炫羽),김성종(金圣钟),紫色女孩,葡萄 등 38인에 달하는 소설 작가들이 나름대로의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이 사이트에서는 직접 이들 한국 작가의 소설 202권이 중국어 번역본으로 읽을 수 있도록 링크가 되어 있었다。
그림3 중국 온라인에서 소개되고 있는 한국문학 작품
온라인을 통해 한국 문학 작품을 중국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은 보급에 있어 편리하고 빠른 방편이 될 수 있지만 이러한 방법은 비공식적 접근이며 번역물의 질적 수준과 저작권 보호라는 문제와도 연관이 되므로 관계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 감독이 또한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할 점이다。
번역을 통한 한중 교류가 단순히 한국 문학서를 중국어로 번역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또한 알리고 싶은 것과 알고 싶은 것 사이에는 가름할 수 없는 다양한 요인들이 잠재되어 있어 중국 현지에서의 독자층,즉 소비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본고에서 현재 중국의 도서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가늠해본 것처럼 향후로도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자료를 지속적으로 번역 출간할 필요가 있다。이와 관련해서는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관심거리와 우리 문학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한 적절한 저작물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출간하는 것이 요구된다。우리는 우리의 다양한 문화와 우수한 콘텐츠를 보급하는 것을 생각하지만 실제 출판 현장에서는 경제성과 보급 능력 등을 고려할 수도 있다。즉 생산자와 보급자,소비자 사이에 각기 다른 이해관계와 관심 영역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지속적인 수요 조사와 소통을 통해 출판 현장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하겠다。
최근 타블로의 “BLONOTE”,김용택의“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김정기의“2016 sketch collection”,강순제의“한국복식사전”,임기중 등이 쓴“연행록의 세계”,김문식의“조선왕실의 외교의례”등과 같이 책은 중국 현지 온라인 서점 에서 한국어 원서가 판매되고 있다。중국에서의 한국어 원서 판매는 그동안 정규 혹은 비정규 교육 기관을 통해 배출된 한국어 전공자들이 잠재적 독자층을 형성했으며 한국 문학서에 대한 관심과 인터넷 직거래로 원서 수입 및 배급이 쉬워진 온라인 환경 때문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한국 원서 독자층의 형성과 확대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긍정적 변화라고 생각한다。앞으로 한국 문학서 보급이라는 과제를 생각할 때 번역서와 함께 한국어 원서 수출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하며 이는 현재 한국 문학서의 중국 진출 과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