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贫妻》是玄镇健的代表作,也是他的半自传体小说。作品讲述了一对夫妻通过追求精神上的价值,克服生活中的困难,开始新生活的故事。作品通过细致的写实主义描写,真实地刻画了人物的形象,有效地调和了文学层面和现实层面,体现了小说的文学价值和艺术价值。
육 년 전에(그때 나는 십육 세이고 저는 십팔 세였다)우리가 결혼한 지 얼마 아니 되어 지식에 목마른 나는 지식의 바닷물을 얻어 마시려고 표연히 집을 떠났었다 . 광풍(狂風)에 나부끼는 버들잎 모양으로 오늘은 지나 내일은 일본으로 굴러다니다가 금전의 탓으로 지식의 바닷물도 흠씬 마셔 보지도 못하고 반거들충이가 되어 집에 돌아오고 말았다 . 내게 시집 올 때에는 방글방글 피려는 꽃봉오리 같던 아내가 어느결에 기울어 가는 꽃처럼 두 뺨에 선연(鮮然)한 빛이 스러지고 이마에는 벌써 두어 금 가는 줄이 그리어졌다 .
처가덕으로 집간도 장만하고 세간도 얻어 우리는 소위 살림을 하게 되었다 . 처음에는 그럭저럭 지내었지마는 한푼 나는 데 없는 살림이라 한 달 가고 두 달 갈수록 점점 곤란해질 따름이었다 . 나는 보수(報酬)없는 독서와 가치 없는 창작으로 해가 지고 날이 새며 쌀이 있는지 나무가 있는지 망연케 몰랐다. 그래도 때때로 맛있는 반찬이 상에 오르고 입은 옷이 과히 추하지 아니함은 전혀 아내의 힘이었다. 전들 무슨 벌이가 있으리요,부끄럼을 무릅쓰고 친가에 가서 눈치를 보아 가며 구차한 소리를 하여 가지고 얻어 온 것이었다. 그것도 한번 두번 말이지 장구한 세월에 어찌 늘 그럴 수가 있으랴!말경에는 아내가 가져온 세간과 의복에 손을 대는 수밖에 없었다. 잡히고 파는 것도 나는 알은체도 아니하였다. 그가 애를 쓰며 퉁명스러운 옆집 할멈에게 돈푼을 주고 시켰었다.
이런 고생을 하면서도 그는 나의 성공만 마음속으로 깊이깊이 믿고 빌었었다 . 어느 때에는 내가 무엇을 짓다가 마음에 맞지 아니하여 쓰던 것을 집어던지고 화를 낼 적에,“왜 마음을 조급하게 잡수셔요!저는 꼭 당신의 이름이 세상에 빛날 날이 있을 줄 믿어요 . 우리가 이렇게 고생을 하는 것이 장래에 잘 될 근본이야요 .”
하고 그는 스스로 흥분되어 눈물을 흘리며 나를 위로한 적도 있었다 .
목마르다【形】口渴的,渴望的
바닷물【名】海水
나부끼다【动】飘扬
굴러다니다【动】漂泊
흠씬【副】充分地
반거들충이【名】(学东西)半途而废的人
시집오다【动】过门,嫁过来
방글방글【副】笑盈盈地
꽃봉오리【名】蓓蕾,花苞
어느결【名】不知何时
뺨【名】面颊
이마【名】额头
가늘다【形】细的,纤细的
장만하다【动】准备
살림을 하다【短语】过日子
그럭저럭【副】就那么
해가 지다【短语】太阳落山
날이 새다【短语】天亮
때때로【副】有时候
무릅쓰다【动】顶着,不顾
눈치를 보다【短语】看脸色
구차하다【形】寒酸的,窘迫的
알은체 하다【短语】干涉,装懂
퉁명스럽다【形】气呼呼的,倔的
할멈【名】老妇
마음에 맞다【短语】合心意
집어던지다【动】扔,抛弃
화를 내다【短语】发火
스스로【副】自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