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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배고픈 날, 장떡 지지던 냄새

02

학습 목표

한국의 서민 음식에 대해 알아봅시다.

음식과 가족애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준비하기

1. 다음은 추억의 도시락에 대한 대화입니다. 잘 듣고 말해 봅시다.

2. 다음 내용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다음 사진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한국 음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말해 봅시다.

여러분은 돈을 아껴 써야 할 때 주로 어떤 음식을 먹습니까? 그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 봅시다.

어렸을 때 집에서 자주 먹던 추억의 음식은 무엇입니까?

배고픈 날, 장떡 지지던 냄새

황석영

내가 잃어버렸다고 하는 것은, 지금은 먹을 수 없다거나 만들 수가 없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그때의 맛이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사람이변했든지 세월이 변했든지 했을 터이기에.

나는 만주에서 태어났고, 해방이 되면서 외가가 있던 평양으로 나와서다섯 해를 살았다. 따라서 평양에서의 한두 해 정도만 기억에 남아 있다.태어나자마자 줄곧 피난길이었는데 이것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팔 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1. ‘나’의 어린시절은 어떤시대인가요?그 시대적 배경을 나타낸단어들을 찾아봅시다.

평양에서는 이른바 ‘적산집’이라고 일본인이 버리고 간 이층 목조집에서살았는데, 가파른 나무 계단과 모든 방마다 다다미가 깔려 있던 게 생각난다. 방 안쪽에는 또한 일종의 붙박이 벽장인 ‘오시이레’가 있어서 혼자 들어가 숨기에 맞춤했다. 오시이레 안에서는 나프탈렌 냄새가 났다. 그 냄새는 우리 가족이 륙색이나 봇짐을 지고 이리저리 남한의 산하를 돌아다닐 적 에도 내내 따라 다녔던 냄새였다.

2. 우리 가족은무엇을 하고있었을까요?이 행동들이의미하는 바를 한 단어로설명해 봅시다.

우리 식구가 아버지의 취직으로 삼팔선을 넘어 남한으로 내려올 때 해주의 어느 사공 집에서 저녁을 먹었던 기억도 어렴풋하게 남아 있다. 갯가에서 흔하게 주울 수 있는 작은 게를 장에 조린 반찬이 신기했다. 앙증맞게 작았지만 집게발과 두 눈의 생김새가 그대로 있는 통째로의 게여서 입안에 넣기가 어쩐지 언짢았다.

나중에 어른들에게 듣고서야 거기가 개성의 피난민 수용소라는 걸 알았다. 지금 기억에 남는 건 운동장의 무너진 담 사이로 보이던 작은 언덕에 봉긋봉긋 솟아난 한 아름 크기의 무덤들과 그 앞의 사이다 병에 꽂아놓은 들꽃들이다. 만주에서부터 육로로 나온 일본인 귀환자 들이 많았고대부분의 작은 무덤은 그들의 어린아이들 것이었다고 한다. 내게는 다만사이다 병에 꽂힌 들꽃들만 선명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다.

3. ‘나’의 어린시절의 기억에는 왜 유독일본의 흔적들이 많았을까요?

장떡, 지지다, 외가, 줄곧, 피난, 적산, 목조집, 가파르다, 다다미, 붙박이,벽장, 오시이레, 맞춤하다, 나프탈렌, 륙색, 봇짐, 사공, 어렴풋하다, 갯가,조리다, 앙증맞다, 집게발, 통째, 언짢다, 수용소

서울에 와서도 효창동의 일본집 들이 가득찬 효창동 골목에 세를 들었는데 분위기는 평양의 이층집과 비슷했던 것 같다. 하여튼 그 시절에 길 위에서도, 새로운 고장에 도착했을 적에도 언제나 어른이 내 손에 쥐여 준것은 김밥 이었다. 그냥 밥 몇 술을 펴서 담고, 조글조글하고 아작아작한(요즘의 단무지와는 다른) ‘다꾸앙’을 길게 박아서 마른 김 한 장으로 둘둘 만 김밥은 어린 내 눈에 굉장히 커 보여서, 아마도 오랫동안 손에 쥐고자다 깨다 하면서 먹었을 것이다.

4. 이 시절에는왜 ‘김밥’을자주 먹었을까요?

그래서인지 오래된 일본식 집에 가서 무심코 오시이레 문을 열면 나프탈렌 냄새가 떠오르고 다꾸앙과 김밥 냄새가 나곤 했다. 그 김밥은 요즈음에 패스트푸드가 되어 버린 체인점의 김밥과는 달랐다. 그 뒤 전쟁이 터지고 다시 피난길에 오르면서부터 김밥의 속이 달라지고 주먹밥이나 개떡을 먹는 일이 흔해졌지만, 나중의 일이다.

해방 뒤부터 전쟁 때는 물론이고 전후에도 오랫동안 양식이 부족해서도회지에서는 밀가루로 연명하는 날이 많았다. 어머니는 언제나 없는 재료로 아이들이 좋아할 뭔가 색다른 반찬들을 만들어 내야 했다. 그럴 적에 등장했던 것이 바로 ‘ 장떡 ’이었다. 훨씬 뒤인 칠십 년대에 와서야 어머니가 정식으로 만든, 어릴 적에 할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진짜 장떡을 먹어 보고서야 당시의 그것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알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그당시 된장국과 김치 한 보시기만 달랑 올려놓기가 거북했을 때에 급조했던장떡은 우리 형제들에게는 대단한 특식이요, 별찬이었다. 어머니가 부엌에서 장떡을 지지는 냄새를 풍기면 우리 어린 것들은 둥그런 밥상 주위에서“야, 장떡이다 장떡!” 하면서 맴돌았다.

5. ‘장떡’이 등장한 사회경제적 배경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봉긋봉긋, 아름, 들꽃, 고장, 술, 조글조글하다, 아작아작하다, 다꾸앙,둘둘, 말다, 무심코, 패스트푸드, 체인점, 주먹밥, 개떡, 도회지, 연명하다,색다르다, 전수(받다), 엉터리, 보시기, 달랑, 거북하다, 급조하다, 특식, 별찬,맴돌다

어머니가 급히 지져낸 장떡 은 사실은 고추장떡이었다. 밀가루를 묽게반죽해서 거기에 고추장을 타고 그때그때 눈에 띄는 파나 마늘이나 풋고추를 썰어 넣고 지진 기름기가 도는 음식이었다. 이것은 지져 내자마자 금방 먹지 않으면 나중에는 흐물흐물해져서 풀떼죽이 되어 버린다.

6. 여러분이 먹어 본 음식 중에 ‘장떡’과비슷한 것이있는지 말해봅시다.

대개 장떡은 이북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방에 따라서 고추장을 넣든가 된장을 넣든가 아니면 둘 다를 섞어 넣기도 한다. 평안도나 황해도에서는 된장을 주로 쓰는데 밀가루와 찹쌀을 섞어서 맛을 돋울 마늘이나 부추 또는 깻잎 등을 다져 넣고 시루에 쪘다가, 한낮의 햇볕에 한 사날 말려서 갈무리해 두고 먹을 때마다 참기름이나 들기름에 지져 먹는다.

개성에서는 햇된장을 건질 적에 아예 장떡 조리용으로 소금을 치지 않고 두었다가 찹쌀가루와 다진 쇠고기며 깨, 파,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을섞어서 동그랗게 빚는다. 그리고 앞서와 같이 말리거나 쪄 두었다가 지져내지 않으면 구워낸다. 여기서는 햇된장에 고춧가루를 섞는 것이 특징인데그냥 고추장떡보다 훨씬 맵싸한 맛이 난다.

미나리와 부추를 섞어서 밀가루와 멸칫가루 등속을 넣고 파, 마늘 다진것에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버무려 동글납작하게 빚어서 담백하게 그냥 즉석에서 쪄 먹기도 한다. 동그랑땡처럼 다진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역시 으깬 두부에 섞어 된장, 고추장과 밀가루에 반죽해서 기름에 지져 내기도 한다.

큰아이를 장가보냈더니 사돈댁이 법도에 따라 신행길에 ‘이바지’ 음식 을 며느리 손에 들려 보내 왔다. 한과니 전이니 과물이니는 제사 때 보던 것과 같은데, 유난히 눈에 띄는 음식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사돈댁의 고향인강화의 수수장떡이었다. 수수를 빻아다가 찹쌀을 섞고 된장을 넣어 부추와 마늘을 다져 넣은 것이었다. 며늘아이가 말하기를, 수수장떡을 만들 때주의할 점은 반죽할 때 절대로 물을 타지 않는다는 점이란다. 된장과 부추의 물기로 반죽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색깔을 보니 어두운 회색빛인데 속으로 부추의 푸른빛이 어른거린다. 강화의 장떡은 다른 지방과는 달리 수수로 빚으면서 그냥 날것인 채로 햇볕에 말린다는 특징이 있다. 꾸덕꾸덕하게 한나절 햇볕에 말린 다음 그대로 쪄서 먹거나 역시 참기름에 지져 먹으면 된다. 아이들에게는 조부모가 되는 내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이바지 음식으로 조촐한 제상을 차려 놓고 참배했다.

7. ‘이바지 음식’이 무엇인지알아봅시다.

묽다, 반죽하다, 풋고추, 기름기, 흐물흐물하다, 풀떼죽, 이북, 다지다,

시루, 사날, 갈무리하다, 들기름, 햇된장, 건지다, 앞서, 맵싸하다, 미나리,등속, 버무리다, 동글납작하다, 즉석, 동그랑땡, 으깨다, 법도, 신행길,

한과, 과물, 빻다, 며늘아이, 어른거리다

그때 물이 스미는 것처럼 영등포의 그 작은 집 안방의 가난했던 밥상이며, 어머니가 부엌 에서 음식을 만들던 생각이 났다. 방은 두 칸이었고 마루방 하나가 딸려 있었는데 부엌은 비좁은 편이었다. 시멘트로 바른 부뚜막에는 중간 크기의 쇠솥 두 개가 걸려 있었고 부엌 문 앞의 처마 밑에 숯을 사용하는 풍로가 있었다. 어머니는 두 솥에다 밥을 짓거나 국을 끓이고, 아궁이의 잔불이 사라진 다음에 밑불로 타다 남은 숯을 작은 부삽으로 꺼내어 풍로에 옮기고는 그 위에서 석쇠로 생선을 굽거나 찌개를 끓이거나 번철에 뭔가 지지곤 했다. 나는 누나와 함께 가끔씩 부엌에서 어머니를 도와 잘 붙지 않는 밑불을 살리노라고 풍구를 돌리곤 했다.

8. 한국의 옛날부엌 사진을찾아 보고이 ‘부엌’의모습을 재구성해 봅시다.

우리는 비 오는 날이나 또는 일요일 오후에 어머니가 부엌 봉당에 주저앉아 밀가루 부침개를 부치거나 고구마를 삶거나 할 때에 나직하게 부르던 노랫소리를 기억한다. 일본 노래도 부르고 전쟁 때에 나온 유행가도 불렀다. 어머니는 당시 표현대로 교육을 받은 신여성 인텔리였다. 그래서 나중에 전후의 가난이 어느 정도 가셨을 때에는 요리책에 나온 특별한 서양음식도 해 주곤 하였다.

제를 끝내고 아이들과 둘러 앉아 물린 상의 음식을 먹으면서 그제야 실로 몇 십 년 만에 장떡을 먹어 보았는데 어쩐지 물컹하고 아무런 맛도 없어서 저도 모르게 굴비 쪽으로만 젓가락이 갔다. 아이들은 더해서 장떡 한점을 밥 위에 올려 놓고 떼어 먹는 품이 못내 내키지 않는 양이었다. 그래도 보낸 쪽의 성의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더해져서 서너 점을 먹고 나니밥이 한참이나 남았는데도 벌써 배가 불렀다. 수저를 놓고 나서야 장떡의 미덕 을 알게 되었다. 밥을 보통 때보다 적게 먹었는데도 어쩐지 더부룩하고 든든한 느낌이었다.

9. 여기서 말하는 ‘장떡의미덕’이 무엇일까요? 왜‘미덕’이라고표현했을까요?

날것, 꾸덕꾸덕하다, 한나절, 조촐하다, 제상, 참배하다, 스미다, 마루방,딸리다, 시멘트, 부뚜막, 쇠솥, 처마, 풍로, 아궁이, 잔불, 밑불, 부삽,석쇠, 번철, 풍구, 봉당, 부침개, 나직하다, 인텔리, 가시다, 물리다, 실로,물컹하다, 굴비, 품, 더부룩하다

어머니는 내가 광주에 살던 시절 모시고 있었는데, 광주 항쟁이 있고 나서 내가 당국의 권유로 제주도에 유배 비슷하게 머물던 그 해 겨울에 돌아가셨다. 암이라서 식구들도 모두 포기하고 병원에서 모셔 와 진통제나 놓아드렸다. 문득 아내가 내게 ‘ 노티 ’가 뭐냐고 물었다. 글쎄…… 그게 뭘까,했더니 그녀가 말했다.

10. ‘노티’가 무엇일까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몇 번이나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

유배, 진통제, 노티

어휘와 문법

단어

명 사: 장떡, 외가, 피난, 적산, 목조집, 다다미, 붙박이, 벽장, 오시이레, 나프탈렌, 륙색, 봇짐, 사공, 갯가, 집게발, 수용소, 아름, 들꽃, 고장, 술, 다꾸앙, 패스트푸드, 체인점, 주먹밥, 개떡, 도회지, 엉터리, 보시기, 특식, 별찬, 풋고추, 기름기,풀떼죽, 이북, 시루, 사날, 들기름, 햇된장, 미나리, 등속, 즉석, 동그랑땡, 법도,신행길, 한과, 과물, 며늘아이, 날것, 한나절, 제상, 마루방, 시멘트, 부뚜막, 쇠솥, 처마, 풍로, 아궁이, 잔불, 밑불, 부삽, 석쇠, 번철, 풍구, 봉당, 부침개, 인텔리, 굴비, 품, 유배, 진통제, 노티

동 사: 지지다, 조리다, 말다, 연명하다, 전수(받다), 급조하다, 맴돌다, 반죽하다, 다지다, 갈무리하다, 건지다, 버무리다, 으깨다, 빻다, 어른거리다, 참배하다, 스미다, 딸리다, 가시다, 물리다

형용사: 가파르다, 맞춤하다, 어렴풋하다, 앙증맞다, 언짢다, 조글조글하다, 아작아작하다, 색다르다, 거북하다, 묽다, 흐물흐물하다, 맵싸하다, 동글납작하다, 꾸덕꾸덕하다, 조촐하다, 나직하다, 물컹하다, 더부룩하다

부 사: 줄곧, 통째, 봉긋봉긋, 둘둘, 무심코, 달랑, 앞서, 실로

어휘 연습

1. 다음 음식과 관련이 있는 단어를 연결해 봅시다.

2. 다음 해석에 해당되는 단어를 [보기]에서 골라 봅시다.

보기: 다지다, 갈무리하다, 으깨다, 버무리다, 반죽하다, 빻다, 건지다

(1) 여러 가지를 한데에 뒤섞다.( )

(2) 가루에 물을 부어 이겨 개다.( )

(3) 짓찧어서 가루로 만들다.( )

(4) 고기, 채소, 양념감 등을 여러 번 칼질하여 잘게 만들다.( )

(5) 굳은 물건이나 덩이로 된 물건을 눌러 부스러뜨리다.( )

3. [보기]에서 알맞은 것을 골라 빈칸에 써 봅시다.

보기: 장, 점, 술, 줄, 그릇, 보시기, 조각, 아름

(1) 아무리 조촐한 밥상이라도 김치 한 ( )는/은 있어야지.

(2) 고기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깻잎 한 ( )에 싸서 먹으면 더 예술이거든.

(3) 멸치 육수에 된장 몇 ( )만 풀어서 조린 국물인데 생각보다 맛있네.

(4) 갓 구운 고기 한 ( )에 시원한 소맥을 더하면 모든 고민을 잊을 수 있지.

4. 다음 음식과 어울릴 수 있는 단어를 [보기]에서 골라 빈칸에 써 봅시다.

보기: 동글납작하다, 조글조글하다, 부드럽다, 아작아작하다,

쫀득쫀득하다, 맵싸하다, 담백하다, 꾸덕꾸덕하다,

쫄깃쫄깃하다, 물컹하다, 고소하다, 묽다

김치: 조글조글하다, 아작아작하다, 맵싸하다, 담백하다

떡: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국: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국수: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5. [보기]에서 알맞은 것을 골라 적절한 형식으로 문장을 완성해 봅시다.

보기: 거북하다, 더부룩하다, 언짢다, 못마땅하다, 내키다

(1) 그녀는 기분이 _______ 회식 자리에 나가지 않았다.

(2) 이것저것 너무 먹었더니 배가 _______.

(3) 어찌나 많이 먹었던지 그는 숨쉬기가 _______ 정도로 배가 불렀다.

(4) 직장에서는 자기 마음 _______ 대로 해서는 안 된다.

(5) 주방일을 아예 안 도와주는 남편이나, 그런 남편이 마냥 _______ 아내나, 둘 다잘못이 있죠.

문법 설명

1. -고서(야)

앞의 사실을 전제하지 않으면 뒤의 사실이 성립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나중에 어른들에게 듣고서야 거기가 개성의 피난민 수용소라는 걸 알았다.

나중에 진짜 장떡을 먹어 보고서야 당시의 그것이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알았다.

그는 장가를 가고서야 철들기 시작했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런 말을 하지는 않겠지.

2. (이)니

둘 이상의 사물을 같은 자격으로 이어 주는 데 쓰는 접속 조사이다.

한과니 과물이니는 제사 때 보던 것과 같은데, 유난히 눈에 띄는 음식이 있었다.

시장에는 사과니 배니 온갖 과일이 잔뜩 나와 있다.

청소니 빨래니 쉬지 않고 해도 집안일은 끝이 없다.

‘먹방’이니 ‘쿡방’이니 요새 음식과 관련된 예능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다.

3. -(이)란다

화자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객관화하여 청자에게 일러 주는 데 쓰는 종결 어미이다.친근하게 가르쳐 주거나 자랑하는 것 같은 뜻으로 쓰일 때가 있다.

수수장떡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은 반죽할 때 절대로 물을 타지 않는다는 점이란다.

그렇게 하는 게 아니란다.

아빠는 훌륭한 분이시란다.

이 그림은 네 형이 그린 그림이란다.

문법 연습

1. ‘-고서(야)’를 사용하여 문장을 완성해 봅시다.

(1) 일부러 사고치려는 것이 (아니다) ______________________.

(2) 요리를 많이 해 보지 (않다) ________________________.

(3) 따뜻한 꿀물을 (마시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4) 마당이 딸린 집으로 (이사하다) ______________________.

(5) 그 학생에게 몇 번이나 (재촉하다) _____________________.

2. [보기]에서 알맞은 것을 골라 빈칸에 써 봅시다.

보기: (이)니, -(이)며, -(이)자, (이)고, -(이)요

(1) 작년 봄소풍 때에는 김밥______ 소시지______ 푸짐하게 싸 갔는데 이번엔좀 조촐하네.

(2) 이것은 참기름______, 저것은 들기름이요.

(3) 그 친구는 음식 앞에 선배______ 뭐______ 눈에 뵈는 게 없을 정도로 식탐이 심해.

(4) 동생이긴 하지만 사실 나의 술친구______ 짝꿍이기도 하다.

3. 다음에서 ‘-(이)란다’의 용법이 다른 것을 골라 봅시다.

( )

(1) 이래 봬도 아빠는 왕년에 요식업계의 큰손이란다.

(2) 학교 앞 카페는 내일부터 일주일간 휴업이란다.

(3) 이 노래는 내가 기분이 우울할 때 즐겨 듣는 것이란다.

(4) 그런 불친절한 식당엔 다시는 안 갈란다.

(5) 숙취 해소에는 해장국이 최고란다.

이해와 표현

내용 학습

1. ‘나’의 어린 시절은 늘 ‘배고픈 날’이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상적인 음식이나 음식 맛에 대한 평가 등이 달라지게 됩니다. 본문의 내용을 참조하여 다음 표를 완성해봅시다.

2. 장떡은 지역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다릅니다. 본문의 내용을 참조하여 지역별 조리법을 정리해 보고 ‘나’의 어머니가 옛날에 만들어 주신 장떡과 비교해 봅시다.

3. ‘나’의 추억 속에 장떡을 지지던 주인공은 항상 ‘어머니’입니다. 본문의 내용을 통해보여 준 ‘어머니’의 이미지와 그 근거에 대해 토론해 봅시다.

4. 글쓴이는 기억을 재구성하는 데 여러 가지 ‘냄새’를 동원했고, 그 외에 청각적 요소인 ‘소리’와 시각적 요소인 ‘화면’도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본문에서 그 구체적 사례를 찾아보고 각 사례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써 봅시다.

심화 학습

1. 한국의 ‘집밥’ 문화는 그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외식의 빈도가 많이 높아져 있고, 집에서 식사할 때도 즉석식품이나 배달 음식을 자주 먹게 됩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사회경제적 원인과 그 장단점에 대해 토론해 봅시다.

2. 여러분이 즐겨 먹는 한국 음식은 무엇입니까? 그 음식의 조리법, 유래, 그리고 특징에 대해 알아봅시다.

한국 문화 익히기

한국의 고유 음식

한국의 고유 음식은 조선반도의 풍토와 역사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해 왔다. 조선반도는 남북으로 뻗은 지형으로서 지역별 기온차가 뚜렷해 곡식 등 농산물의 종류가 다양하다. 또한 삼면이 바다에접해 있어 어류 자원이 풍부하고, 닭, 돼지, 소 등 가축을 길러 육식의 재료로 썼는데, 육류 요리가 풍부한것은 대륙의 식생활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산야에 자생하는 각종 나물과 밭에서 기른 채소류는 채식의 재료로 썼다.

이와 같이 곡식, 육식, 채식의 재료가 다양하고 풍부한 동시에 이를 조미하는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의양조법도 매우 발달했다. 그리고 주재료와 부재료를 배합하고 맛을 보완하는 고추, 후추, 생강, 파, 마늘,부추, 산초와 같은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음식 재료가 지닌 맛과 갖은 양념을하여 생긴 새로운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한국 요리에 쓰이는 재료의 어울림이나 조미료의 쓰임새를 보면 삼국 시대에 중국에서 전해진 약식동원(藥食同原)의 사상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고려 시대의 『응용영양서』에 집약된 “좋은 음식은 몸에약이 된다”는 사상은 평상시 식사를 통해 보양과 양생을 한다는 뜻으로 음식에 한약 재료인 인삼, 생강,대추, 밤, 오미자, 구기자 등을 넣어 먹었으며, 음식 이름에 약밥, 약주, 약과, 약수 등과 같이 약이라는 글자를 많이 사용해 왔다. 또한 철에 따른 시식(時食)과 절식(節食)이 있는 것도 특징인데, 정월 초하루에 떡국, 대보름에 오곡밥과 묵은 나물, 추석에 송편 등과 같이 제철에 나는 식품으로 별미를 즐기는 풍습이 있다.

오늘날 전통 한식의 종류는 조선 시대 왕가나 양반의 식생활을 기본으로 하는 궁중 요리와 각 지방 특산물을 재료로 그 지방에 전하는 고유 조리법으로 만든 향토 요리가 어우러져 성립되었다. 이는 조선 중기부터 급속히 발전한 과학과 문화가 음식 재료의 품종 개량 및 조리법에 전해져 식생활 문화를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한국 음식은 주식과 부식의 구분이 명확하다. 밥을 중심으로 국이나 찌개 및 김치 외에 채소, 육류들로 조리법을 달리한 여러 가지 반찬을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김치, 장, 젓갈은 철에 맞추어 담갔다가일년 내내 빠지지 않고 상에 올린다. 이러한 밥을 주식으로, 여러 가지 반찬을 부식으로 하는 일상의 식사 형태는 고려 말기에서 조선 초기에 걸쳐 확립되었다. 특히 조선 시대의 유교 사상은 예를 중히 여겨 통과의례에 따라 잔치나 제례 음식의 차림새가 정해졌으며, 보통 때의 반상 차림도 반드시 한 사람 앞에 한상씩 독상을 차렸다.

한국 음식의 주요 메뉴를 주식류, 부식류, 후식류로 나누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식류로는 밥, 죽,미음, 응이, 면, 만두, 떡국 등이 있으며, 밥을 상용하고, 그 밖의 것은 필요에 따라 적절히 이용한다. 부식류로는 국물을 위주로 하는 국 또는 탕, 국물과 건더기를 비슷한 양으로 하는 찌개, 지지미, 국물을 조금붓고 볶는 전골, 볶음, 불에 직접 굽는 구이, 적(炙), 기름을 두르고 지지는 전, 찜통에다 중탕으로 익히는찜, 선, 바짝 조리는 조림, 알종류로 만드는 수란, 숙란, 쇠고기, 생선 등을 날것으로 무치는 회, 나물 종류인 생채, 숙채,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삶아 눌러서 물기를 빼고 얇게 저민 편육, 쇠(돼지)머리, 족, 고기 등을 흐무러지게 고아서 뼈를 추려 내고 눌려서 굳힌 족편, 양념간을 해서 말렸다가 기름에 튀기는 부각, 튀각, 자반, 고추장, 된장, 간장 등에 짭짤하게 절여서 밑반찬으로 쓰는 장아찌, 밥을 싸서 먹는 쌈, 소금에짜게 절여 발효시켜서 밑반찬이나 김장 양념으로 쓰는 젓갈, 가장 기본적인 반찬으로 채소를 발효시킨 김치 등이 있다. 후식류로는 시루떡, 인절미, 흰떡, 절편, 송편, 경단, 단자, 약식 등의 떡 종류가 있고, 강정,유밀과, 숙실과, 다식, 정과, 엿 등의 조과류가 있으며, 오미자화채, 꿀화채, 식혜, 수정과, 유자차, 모과차,생강차, 계피차, 인삼차, 결명자차, 두충차, 녹차 등의 화채, 차 종류가 있으며, 청주, 약주, 막걸리, 과실주등의 술 종류가 있다.

더 읽어 보기

김찬별, 『한국음식, 그 맛있는 탄생』, 로크미디어, 2008.

이규태·김만조, 『김치견문록』, 디자인하우스, 2008.

이지호 외, 『한국음식』, 광문각, 2011.

최준식, 『한국음식은 ‘밥’으로 통한다: 우리 음식문화 이야기』, 한울, 2014.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 한림출판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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